오래전 강원도 화천 백암산에서 軍生活 하던시절
그놈의 동네는 어찌나 추운지 단풍이 짙어지면 벌써 월동준비를 위해 땔감으로쓸 火木을 하러 가는데
습한 계곡사이로 불어오는 골 바람결에 알싸한 더덕향이 묻어 내려오면
일과후 휴식시간을 이용해 꾸러미로 더덕을 캐오곤 했다.
굵은것들을 제외한 자잘한것들은 계곡 물가에 둘러 앉아 껍질을 벗긴뒤에
납작돌로 으깬후 고추장을 발라서 구워 먹으면 그맛이 기막혔다.
아주 실한 더덕에선 찐득거리는 진액이 묻어나곤 했는데 일정을 마치고 자대로 복귀할때 까지
정성스레 보관했다가 더러는 술로 담가 제대하는 동료의 전역 선물로 주기도 했다.
하루는 깊은 산중에서 발을 헛디뎌 아래로 미끌어지다가 칡넝쿨 같은 걸 잡아 다행이 큰 불상사는
면했는데 위쪽으로 올라와 숨을 몰아쉬는중...어디서 나는 향인지 향긋한 내음에 살펴보니
엄지손가락 만한 줄기 두개가 한뿌리에서 올라온 더덕 줄기였다.
와 도체체 몇년이나 묵었으면 이리도 굵은 줄기가 두대나 나왔을까?
대검으로 캐내어 그 크기를 보았다. 굵기는 그때 내 팔뚝만하고 키는 30센티미터 정도인데
위쪽으로 3분의2는 붉은 벽돌색이었고 아래쪽 나머지는 감자를 갓캐어 냈을때와 같았다.
신기하게도 흔들어 보니 속에서 물이 출렁출렁 하는걸 느꼈는데....
졸병친구 왈 "분대장님 이거 산삼이 따로 없심더" 이거 다려드시면 끝내줍니다....
갑자기 대구에 계신 아버님 다려드리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소중하게 싸서...
아무도 모르게 휴가 가는 친구를 통해 우송해 드렸다.
그덕으로 일흔 아홉의 아버님께서 큰 탈없이 건강을 유지하시는건 아닌지....
몇차례 변덕스런 날씨가 거듭되더니 봄 기운이 완연하다.
세상의 살아있는 모든것들이 깨어나 새순을 일구고 활개를 쳐댈 시절이다.
겨우내 빈 견지채만 만지작 거리고 있던 견지 낚시꾼들도 제각각 낚바탕을 찾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을때다.
새봄의 기운을 받아....올 한해도
모든 견지꾼들과 우리 카페 회원님들에게 즐거운 일만 가득하길 기원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