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1월 12일 안동촌놈이 군에서 제대하여 포항으로 발령을 받았다.
포항전화국에서 신고를 하고 대기중인데...어럅소! 일반기술직(관리직)인데
청하 우체국 주재원으로 가란다(혹 60번이란 소릴 들어보셨는지)
"60번" 7080 세대는 왠만하면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다. 우체국마다 한두명씩
근처 도회지의 전화국 소속 직원이 파견되어 자석식 전화의 고장을 고치거나
신규로 개통을 해주던 사람을 우리는 60번이라 불렀다.
전화국의 선로시설을 담당하는 부서의 전화가 모두 60번인 관계로 지금도 xxx국-0060번은
판매되지않는 업무용 전화인 셈이다.
지금 우리사무실도 0060번 전화가 대표번호 인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7~80년대 시골에선
가입자 수가 적어서 기껏해야 백단위수 에서 끝나는데 그때에도 주재원의 전화는 60번을
업무용으로 썼다.
그러다 보니 주재원의 이름은 몰라도 얼굴만 보면 무조건 60번으로 통한다.
혼자서 시골의 2~3개 면단위를 혼자 감당하다보니 한번 고장이라도 나는 날이면 최소한
3일은 걸려야 고쳐질 수가 있었다. 지금으로 보면 있을 수 도 없는 일이지만 그때는 그게 일상
적인 일이었다.
세상이 조금씩 변화하면서 전화가 가보로 취급되던 그시절엔 전화국 직원 하나 알기만 해도
무슨 큰 빽이나 있는것처럼 하던 시절도 있었으니....
지금도 우리 처가집 동네에선 나만 보면 누구집 막네사위 왔네 보다는 60번 오셨네요 하는
소리가 먼저인것을 보면 그시절 전화가 얼마나 우리생활에 가까이 있었는지 짐작이 간다..
지금은 통신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을 자석식 전화기...
그래도 나에겐 나의 직장생활의 시작이자 저녀석으로 인해 우리 집사람과도 결혼했으니
금쪽같이 귀하게만 느껴진다. 이럴줄 알았으면 기념으로 하나 보관 해둘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